말은 참 편한 ‘벽돌작업’은 작가 김강용(72)을 상징해왔다. 40여년 화업 내내 작가는 벽돌을 ‘쌓았’고, 벽돌은 작가를 ‘쌓았’다. 아니 사실은 쌓지 않았다. 그렸다. 주재료인 모래를 체로 걸러낸 뒤 접착제에 섞어 캔버스에 곱게 펴발랐으니까. 그렇다면 튀어나온 저 벽돌은?
저토록 멀쩡해 보이는 실체와 그 그림자까지 작가가 붓으로 만들어낸 착시효과다. 한마디로 ‘무늬만 벽돌’인 극사실주의 회화인 거다. 그 고차원적인 환영 덕에 한결같이 달아온 작품명이 되레 현실성을 얻는다. 연작 ‘리얼리티 이미지’(Reality Image·2019)가 그렇듯 “대상의 본질과 실재가 캔버스 안에 공존하는 형태”를 의미한다는 거다.
담백하게 회벽돌을 그리던 작업에 변화가 생긴 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고운 색을 입히기 시작하자 환영에도 색이 생겼다. 화면 가득 채워내던 벽돌을 다 들어낸 건 최근. 그중 하나만 오롯이 남겼다. 벽돌이 드리운 그림자가 더 깊어졌다.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3727길 갤러리LVS서 여는 ‘김강용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혼합재료. 124×123.5㎝. 갤러리LV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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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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