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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개 死開 부제 : 지고, 피고

이혜순(담연), 이혜미(사임당), 김민정(휘유), 송혜미(서담화)

2023-03-03 ~ 2023-03-25

Gallery LVS
■ 전시개요
전시기간: 2023.3.3(Fri) – 3.25(Sat)
전 시 명: 사개 死開  부제 : 지고, 피고
참여 작가: 이혜순(담연), 이혜미(사임당), 김민정(휘유), 송혜미(서담화)
영상: 정학근(필그라피)
주최 주관: Gallery LVS (갤러리 엘비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27길 33 (신사동, 쟈스미빌딩 B1) Opening Hour 9:00 – 18:00 (Mon-Fri) 10:00-17:00 (Sat) 일요일, 공휴일 휴무
전시문의 : T. 02-3443-7475 E. info@gallerylvs.org
보도자료 : www.webhard.co.kr ID: espacesol PW: guest
내려받기용 “2023. 2월 사개死開” 폴더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사개(死開); 지고, 피고
Wilt to Bloom; Migrate to another World


전시서문

살아 있는 동안 삶을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호흡하며 살아 있다는 것 조차 잊고 사는 우리는 바쁜 일상에 흡수되어 생이 끝날 것이라는 인식조차 못 한 채 21세기의 그 무언가의 삶을 쫓고 있다. 이렇게 무의미하게 살아서 무엇을 남길까 잠시 하던 것을 멈추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생을 마감하고 잘 떠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것은 삶에 대한 예의, 감사 그리고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가 아닐까? 그렇다면 무엇을 입고 떠나야 할까?

현대인은 이런 고민을 회피하며 마지막에는 그저 장례식장에서 흔히 “수의”라고 하는 무언가에 입혀져 떠나겠지. 생각해보면 허망하고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다. 삶이 자신의 몫이 되듯이 죽을 책임지는 것도 나의 것이다.
잘 가소서 . . . 남아 있는 이들에게 복이 오게 해 주소서 . . . 떠나 가는 것에는 순서가 없다.

한국의 장례문화를 연구해보면 기본적인 영향은 고려시대 중국으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수의(壽衣)”는 사람이 죽어 염습(殮襲)할 때 시신에게 입히는 옷이다. 고려시대에는 예복으로 가장 좋은 옷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의”라는 용어가 기록으로 남겨진 것은 광해군 즉위년 1608으로 알려졌다. 우리 조상들은 관혼상제를 중요시 여겼으며 수의는 정성과 효도의 의미를 담아 고인에게 예를 다한다는 의미에서 비단을 직접 바느질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유족이 장례를 치를 때 삼베옷을 입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조오례의에 따르면 수의는 생전에 입었던 옷 중 가장 좋은 것으로 하며, 왕과 왕비의 수의 또한 색이 뚜렷하고 자수가 놓여진 가장 아름다운 예복으로 했다. 수의는 넉넉한 치수로 만들되 음양오행론에 따라 홀수로 치수를 맞추었다. 1934년 조선 총독부가 의례준칙을 공표하며 관혼상제 예법을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수의 원단이 비단에서 삼베로 바뀌었다. 삼베 수의는 현재도 대중적으로 염습에 사용되고 있다. 

갤러리 LVS에서 사계四季를 모티브로 한 전통 장례 복식인 비단 수의를 현대적으로 풀어나가는 <사개 死開 : 지고, 피고> 를 새해 첫 전시로 선보인다. 사개는 삶이 지고,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고, 원단 디자인 컨셉인 사계와 동음이의어다. 네 명의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담연), 이혜미(사임당by이혜미), 김민정(휘유), 송혜미(서담화)가 각각 비단에 사계절을 담아 손바느질로 오랜 시간 공들여 수의를 완성했다. 2023년은 윤달이 돌아오는 해로, 전시가 끝나는 시기인 양력 3월 22일부터 4월 19일이 이에 해당된다. 윤달은 일 년에 한 달이 추가로 더 삽입되어 음력과 양력의 간극을 메우며 24절기가 온전히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로부터 윤달은 신이 인간의 부정한 일에 감시를 거두는 기간이라 하여, 부정이 타지 않는 달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우리 민족은 액운이 없는 윤달에 수의를 준비하면 부모가 장생한다고 하여 윤달에 수의를 미리 준비하여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였다.

<사개 死開 : 지고, 피고> 전시는 한국 전통 수의가 갖는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모든 것이 획일화되는 현대시대에 한국의 전통을 보전하며 발전시키는데 의미를 두고 떠나는 길을 예의와 미, 그리고 품위 있게 마감하는데 의의를 두고 제안해본다.
 

 
글 ∙ 조혜영 큐레이터
이유진, 갤러리L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