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ra Menezes
M.Pravat의 캔버스에서는 고요한 침묵이 느껴진다. 이러한 고요함은 그의 캔버스 가장 깊은 곳에서 검은 구름과 같이 스며나와 광대하고 황량한 방안을 조심스럽게 기웃거리며 일깨우는 듯이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그의 작품은, 인간이 소재화되지 않은 작품에서도, 끊임 없이 다가오는 삶의 채취를 통하여 그 존재의 부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M.Pravat는 이렇게 주인 없는 삷의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아무런 방해없이 그 공간을 음미하고 싶어지도록 우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그 곳에 살고 있을 그 누군가의 열정과 가치관, 그리고 그들의 기호와 특성들에 대하여 교감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황금빛 거울과 벽난로, 부푼 쿠션과 반짝이는 바닥으로 표현된 호화스러운 내부, 그리고 기둥과 시대를 표현하는 가구들은 마치 연기자들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무대뒤의 버팀목 같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M.Pravat스스로도 역시 그의 작품에 대하여 ‘나의 작품은 우리의 일상을 무대위로 올리고 그 연극적 요소를 강조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M.Pravat는, 작품 시리즈 ‘By Invitation Only’ 와 ‘Literal Description of What Takes Place in Memory’ 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같이 행동하고 있다. 그의 거실과 복도, 그리고 부엌은 스스로를 경제호황기에 있다고 느끼는 인도의 모습이 담긴 부유한 중산층의 호화스러운 삶은 표현하고 있다. 그는 수백만 인도인들이 즐겨보는 고급 인테리어 잡지나 다른 사진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때로는 탁 트인 거실을 표현하고 때로는 침실의 작은 문틈을 통해 우리의 시선을 제한한 것과 같이 구도를 달리하고 있다.
그가 표현하고 있는 주거공간들은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모습인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그의 작품 전체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언뜻 보기엔 모든 것이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고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듯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부자연스럽고, 기이한 그 무언가가 있다. 이러한 완벽한 조화 속의 부자연스러움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일까?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꺼져있는 TV? 흐트러진 꽃잎들? 욕실 바닥의 정체모를 액체? 혹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구의 탄환자국일까? 그것은 아마도 공중에 흐르듯이 떠 있는 테이블들일 것이다.
이러한 ‘the floating furniture’를 이용한 내세적인 삶의 표현방식은 “The Long Wait” 시리즈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 시리즈에서 사람은 그 윤곽만 있을 뿐 공허한 존재로 묘사되었다. 그들은 마치 흐린 기억속에 존재하고 있는 듯 아련하고도 희미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렇게 표현된 인물들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배경과는 대조를 이루며 모호하고 신비한 느낌들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실제로 작품에 등장하는 몇몇의 사람들은 틀 제작자이거나, 작가의 작업실 근처에 거주하는 아이이기도 하며, 부유하지 못한 성장기를 겪은 작가는 이들을 작품 속 부유함의 상징인 호화로운 가구나 구조물들로부터 격리하여 황량하고 결핍된 공간에 위치시키고 있다.
M.Pravat는 이러한 그의 독창적인 표현방식을 통하여 모든 외형은 그 내면의 표출임을 나타내고자 하고 있다. 이는 작가에게 내재되어 있는 또 다른 혼란의 상대와 싸우는 제2 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삶의 공간에는 공허함이 있다. 마치 모든 것을 소유하고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것 같은. 모순되고 혼돈스러운…’
의사인 할아버지와 약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작가는 그의 유년기를 문화의 중심지인 캘커타에서 보냈으며 그 곳에서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 나갔다. 바로다의 M.S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민요와, 벵골시, 연극에서도 꾸준한 흥미를 보여왔다. 끊임없는 자아의 재발견을 통한 그의 작품과정에서의 앞날이 기대된다.
